[연속좌담③] 나와라 IT 만능 팔! 현장 활동가들이 느낀 비영리 디지털 전환


누구나데이터는
비영리 조직의 디지털 전환 현 주소는 어디이고
극복 방안은 무엇인지
현장의 활동가들과 함께 모색하는
연속 좌담회를 개최했습니다.

좌담회는 두 그룹과 진행했으며
총 4회에 걸쳐 연재합니다.


연재 순서

- [연속좌담①] 비영리조직 디지털 전환, 점수는 몇 점?
- [연속좌담②] 디지털 전환, 의지가 있어도 실행이 안 되는 이유
- [연속좌담③] 나와라 IT 만능팔, 현장 활동가들이 느낀 디지털 전환
- [연속좌담④] 시행착오를 통해 배운 것들


*읽는 시간 10분 정도 소요됩니다.



2차 좌담회 참석자





류강윤 (누구나데이터 교육기획팀장) :
안녕하세요.
만나기 어려운 분들이
오늘 한 자리에 모인 것 같습니다.
이런 조합으로 만날 기회가 거의 없어서
만나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 현장에서 디지털 도구들을
가장 많이 다루고 계시는 분들 일텐데, 

현장 활동가 입장에서 느끼는 것들을
이야기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이동이 (서울환경운동연합 미디어운동 팀장) :
안녕하세요.
이번 달로 단체에서 일한 지 딱 5년이 되는데
올해 1월에 처음으로 미디어팀 팀원이 생겼어요.
(일동 : 축하해요!👏👏)
요즘은 둘이서 열심히 잘 해보고 있습니다.

업무는 어떤 업무를 하시죠?



이동이 :
홈페이지, 블로그,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 유튜브, 뉴스레터 등등
단체 온라인 채널 관리를 기본으로 하고 있고
한 달에 한 번씩 회원 대상으로 발행되는
소식지도 만들고,
시민들 대상으로 환경 이슈를 알기 쉽게 설명하는
뉴스레터 <위클리어스>도 만들고 있어요.
유튜브는 <도와줘요 쓰레기 박사>라고
2~3분짜리 컨텐츠를 1주일에 한 번씩 내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제가 지원사업을 신청해서
작은 플라스틱을 갈아서 물건을 만들어보는
프로젝트를 하고 있어요.
최근에 첫 번째 물건으로 치약 짜개를 만들었어요.


유튜브 구독자가 많던데 자랑 좀 해주세요.



이동이 :
제가 끝까지 하고 싶지 않았던 게 유튜브였어요.
유튜브는 구매 전환까지 가기가 어려운 채널이고,
분석하기도 어렵고,
다른 채널에서도 환경 이슈를 다루고 있는데,
굳이 내가 그 판에 껴서
영상을 만들고 싶진 않았어요.
그런데 회의 때마다 한 달에 한번씩
유튜브 이야기가 나오는 거에요.
그래서 할거면 백과사전식으로 만들자고 해서
"쓰레기는 어디에 버려요?", "쓰레기는 어떻게 돼요?"
이런 식의 쉬운 질문을 쓰레기 박사님이
답변하는 형태로 가고 있습니다.
구독자는 4,500명이구요.
광고를 돌리고 있어서
영상을 보고 채널도 구독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단체들이 유튜브에 많이 도전하시는데,
참고가 될 것 같아요.

정님도 소개 부탁드릴게요.



 (한국여성의전화 기획조직국장):
안녕하세요. 저는 활동명을 정이라고 쓰고 있구요.
37년 된 여성인권단체 한국여성의전화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굉장히 오래된 단체이긴 하지만
역동적인 단체라 생각합니다.

저희 팀은 1만명 회원들과 소통하고,
신입 회원들을 만나기 위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온라인 소통도 전담하고,
캠페인이나 여성인권영화제 사업까지 관할하고 있어요.
채널은 저희도 다양하게 운영하고 있어요.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홈페이지, 블로그, 카카오톡,
네이버 밴드... 다 하고 있죠.
채널은 3명이 관리하고 있습니다.
예전에 빠띠와 온라인에서 캠페인도 진행했구요.


정님도 관리하는 채널 수가 어마어마하네요 ㅎㅎ
빠띠 승구님 소개해주실까요?



정승구 (사회적협동조합 빠띠 활동가) :
저는 사회적협동조합 빠띠에서
커뮤니티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정승구라고 합니다.
지금도 빠띠 활동가지만,
그전에 쭉 비영리단체 활동가로 일했습니다.
오늘 좌담회 와서 보니까
저 개인이 ‘디지털 전환’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제가 주로 하는 일은
시민들이 저희가 만든 커뮤니티 플랫폼을 이용해서
이슈 커뮤니티를 만들 수 있게 돕고,
시민단체에서 시민들과 소통/협업하려고 할 때
디지털 도구를 제공하고 잘 활용할 수 있게 돕고 있어요.


승구님 개인이
디지털 전환 했다는 말이 재밌네요.

 


정승구 :
디지털 전환 측면에서는,
저는 디지털 도구를 만들어서 쓰는 상황인 것 같아요.
개발자들 문화에서 ‘개밥먹기’라는 문화가 있는데,
자기가 만든 서비스를
자기가 써야 그걸 계속 발전시킬 수 있는 거죠.
빠띠가 만든 민주주의 플랫폼을
저희도 직접 활동 도구로 쓰면서
계속 개선해 나가고 있습니다.



왼쪽부터 정우님(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동이님(서울환경운동연합), 갱님(독립활동가)


비영리 영역에
음지에서 개인적으로 단체들을 도와주시는
IT개발자 분들이 계신데요.

독립활동가 갱님 소개 부탁드립니다.


갱 (독립활동가) :
저는 갱이라고 합니다.
비영리단체들이 IT 기술이 필요할 때
도와주는 독립활동가로 일하고 있어요.
단체에서 필요한 웹사이트를 제작 의뢰하기도 하고,
내부에서 반복되는 업무를
자동화하고 싶다고 할때
격의 없이 물어보시는 경우도 있습니다.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여성의전화 캠페인 사이트와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정치하는엄마들 홈페이지를 만들었고,
최근에는 녹색당에서 정책 자료집
온라인으로 발행하고 싶다고 하셔서
노션으로 만들어드렸어요.
저는 개발자이긴 하지만
개발을 직접 하는 일은 많지 않고,
단체 분들 상황에 맞는 IT 도구들을
안내해드리는 쪽으로 역할을 주로 하고 있습니다.


다음은 현아님 소개해주실까요?



이현아 (생명의숲 협동처장) :
저는 생명의숲에서 일하고 있는 이현아입니다.
조직운영팀에서는 팀원이구요.
전국운영네트워크 관련해서
협동처장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오늘은 저희 단체가 구글 G스위트
빠르게 도입한 단체여서 초대해주신 것 같아요.

본부에서 쓰던 시스템을
지부 단체들과 함께 구축하려고 하시는 중이라고
들었습니다.

 


이현아 :
올해 목표는 전국단위 네트워크에서 협업 도구 활용이에요.
구글 G스위트를 기본으로 해서 업무 도구들을 도입하고,
회계 관련 시스템 개선하고,
전자결재 시스템 전면 도입까지가 올해 목표입니다.

각 지역에 있는 단체들끼리 교류하기 위해서는
그런 시스템이 꼭 필요할 거 같아요.



이현아 :
전국 네트워크는 공간이 떨어져 있으니까
업무의 결과를 취합하고 성과를 만드는데 한계가 있었어요.
그 과정이 리더들의 회의로만 커버가 돼온거죠.
전국단위 네트워크가 중요한 자원인데,
생명의숲이라는 전국 조직의 성과가
잘 드러나려면 기본적인 데이터가 공유가 되어야 하고,
일하는 과정이 공유되어야 하는데,
가공 단계에서 데이터만 취합하니까 잘 안 됐어요.
지부의 독립성을 중요하게 생각해왔는데.
지금은 업무도구를 일원화하는 것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세법 개정 때문에 회계를 철저하게 관리할 필요도 있구요.
최대한 지역조직이 2~3명이서 일해도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하고자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오른쪽 현아님(생명의숲)


다른 단체들도 참고해서
적용해볼 수 있겠네요 ㅎㅎ
정우님 소개 부탁드릴게요.



김정우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선전홍보차장) :
저는 사무금융노조에서 선전홍보를 담당하는 김정우입니다.
홍보 담당자라 여러 홍보물을 만들고 있구요.
사무금융노조는 산업별 노조로
100여 개 회사의 노조들이 연합된 형태에요.
그래서 서로 소식을 전하고 해야 하다보니
노조 안에서도 사진을 찍고 기사를 내고
사보처럼 미디어 운영이 필요해요.
SNS 채널도 여러 개 관리하고 있고,
영상도 찍고, 홍보 업무 전반을 하고 있습니다.


홍보 담당자 말고 다른 역할도 하고 계신다고 들었어요.

 


김정우 :
IT 담당자 역할도 조직에서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제가 컴퓨터나 IT 기기를 그나마 좀 다루는 편이어서
‘이건 글씨가 왜 이렇게 작아요?’, ‘이건 어떻게 써요?’
이런 질문들을 듣고 해결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저희 조직이 30대 부터 50대까지
연령대가 두루두루 있다보니까
이런 역할이 필요해요.
클라우드 서비스를 쓰자고 이야기 한 적이 있어요.
근데 상근자 중에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해보지 않은 분들도 많아서
의사결정을 내리기가 어려운 환경이에요.

 

조직 안에서는 메신저는 쓰시나요?



김정우 :
텔레그램은 40~50대 상관없이 잘 쓰세요.
사진을 고화질로 보내거나
이런 방법들은 모르지만 잘 쓰세요.
텔레그램으로 HWP 파일을 주고 받거나 하는 식으로 쓰고,
저희는 네트워크 서버(공유 폴더)를 운영하고 있는데
거기 문서를 두고 여러 명이 편집하기도 해요.
근데 그게 동시 접속이 안 되서 불편한 점이 있어요.


조직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일들을 담당하고 계셔서
구성원들 피드백도 많이 받으실 것 같은데
내부에서 평가는 어떠신가요?



이현아 :
저희는 협업도구 전환이 된지 좀 됐기 때문에
평가를 하는 시기는 지났어요.
오랫동안 써서 구성원들이 이미 익숙해진 상태죠.
저희는 처장님도 활동의 효율성이나
불필요한 업무를 하는데 시간을 쓰지말자
이걸 중요하게 생각하셔서,
제일 빨리 적응하셨어요.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도 처장님이 제일 먼저 나가셨어요.
카톡으로 말하면 답변 안 하겠다, 슬랙으로 보내라,
그래서 활동가들이 빠르게 넘어갔어요.

지금 업무 시스템에서  다음 단계는 발견된 게 있으세요?



이현아 :
구글 문서에서 슬랙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MS 도구도 섞었어요.
지금은 트렐로나 기록관리, 프로젝트 관리 툴을
어떤 것을 쓰면 좋을까 검토하고 있는 단계에요.
회계/계약은 전자 결재로 넘어가진 않았는데,
지금은 그거 넘어가는 단계에요.
궁극적으로 전면 자율근무제를 해도
무방하게 만들도록 하고 있어요.
저희가 코로나 때문에 3개월 원격근무로
전환했을 때 문제가 없었거든요.
이걸 일상화 시키려면
사무공간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게 만들 필요가 있겠죠.


원격근무 시스템으로 넘어가고 있는 단계군요.



 :
저희 조직은 자율근무제 관련해서
상담소, 쉼터를 공동 운영하고 있어서
빠르게 전환할 수 없는 곳들도 있어요.
저희의 과제는 다같이 맞춰갈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 이었어요.
저희는 회계 쪽도 전자 결재 시스템을 쓰고 있고,
메신저 전환하는데 속도가 빨랐어요.
개인의 활용은 속도가 다르지만,
전반적인 적응의 속도도 빠른 편이세요.


빠르게 전환한 노하우가 있을까요?



 :
서로 모르는 걸 드러내고 농담도 하면서
알려주면서 쓰니까 속도가 빠른 것 같아요.
‘숫자가 없어진 게 그런 뜻이었어?’ 이런 식으로.
지금은 잔디를 쓰고 있는데,
슬랙으로 갈까 하다가 영어 버전 밖에 없어서
잔디를 쓰고 있는데 나쁘지 않은 것 같아요.
20대부터 60대까지 다 같이 일하는 조직이라
언어의 접근성 문제도 있잖아요.
전환 이후에 만족도는 굉장히 높아요.
그런 경험이 중요한 거 같아요.
긍정적 성취의 경험이 중요한 것 같아요.
그런 다음에는
적극적으로 반응하게 된다고 해야하나.
제가 우리 조직에 디지털 전환 점수를 준다면
4점 정도는 줄 수 있을 것 같아요.


비영리 영역 전체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
그건 잘 모르겠어요.
다른 조직들을 만나도
이런 이야기는 안 하기 때문에,
다른 곳의 상황은 잘 모르겠는데
저희가 좀 빠른 것 같아요.
저희가 단체가 오래되서
갖고 있는 자원도 있고, 회원 수나, 상근활동가 규모도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어서
나쁘지 않게 하고 있다 라고 생각해요.


회원 연령대는 어떠세요?



 :
굉장히 다양한데요.
알다시피 강남역 살인 사건 이후로
여성 이슈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어요.
그전에는 회원구조가 고연령대로
구성되어 있던 상황이었는데,
최근에는 20~40대까지
회원 비중이 상당히 높아졌어요.
신규 회원들 중에 특히 그 연령대가 많구요.


회원 분들과도 메신저를 쓰세요?



 :
회원들과 쓰는 메신저는 따로 없고.
너무 실시간으로 소통이 계속 오가는 게
단체 메세지 관리하는 데도 좋은 것 같지 않더라구요.
소모임 단위의 카톡방 같은 건 운영하고 있어요.
회원들도 스펙트럼이 다양해서
관심이슈나 나이대나, 관심사 별로
파악해서 소통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앞으로도 고도화 해가는 게 저희 과제입니다.


새로운 회원분들이 많이 들어오면서,
단체의 변화 같은 게 있을까요?



 :
사실은 저희가 소통이나 홍보에
조직적으로 투자를 해야겠다고 결정한 건 그전부터에요.
2012년 정도부터 홍보팀 인원도 늘리고,
아카이브도 구축하고,
소통 채널도 관리하고.
그런 노력이 쌓여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더 잘 대응할 수 있었다고 생각하거든요.
확실히 참여하는 사람도 많고,
관심갖는 분들도 많으니까,
확산도 잘되고 속도도 빠르더라구요.



정님(한국여성의전화)


동이님은 어떠세요?



이동이 :
저희는 텔레그램이랑 구글 드라이브 쓰고 있어요.
상대적으로 작은 조직이라
다이렉트로 소통하는 경우가 많고,
IT도구는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파는 방식으로
하나씩 도입하고 있어요.
저희 조직은 3.5점 정도는 줄 수 있을 것 같아요.


개발자로 여러 단체를 만나는
갱님은 어떻게 보시나요?



 :
여기 계신 분들은 빠띠를 제외하고는
디지털이 업무가 업무에서
플러스 알파가 되는 곳들이잖아요.
요즘 제가 많이 붙어있는 곳은 십대여성인권센터인데,
그런 곳들은 랜덤채팅 어플리케이션 이런 곳에서
너무 많은 성폭력이 일어나니까
본인들의 현장 자체가 디지털이에요.
그 분들은 온라인에서 기술자만큼
기술을 아는 상태에서 대응해서
싸워야 하는 상황인거죠.


여성 단체나 인권 단체에게는
현장 자체가 요즘은 
디지털 공간이 되버리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
단체에서 정말로 기술이 필요해서
디지털 기술 전문가를 육성해달라고
요청을 하기도 하세요.
저 포함해서 여성 개발자 몇 명이
붙어서 활동을 하고 있는데.
되게 막막한 부분이 있어요.
업무 도구라고 생각하면
해도 좋고 안 해도 그만인데,
디지털 공간이 현장인 경우에는
발전하는 기술에 맞춰 찾아내고 대응해
싸우기 위해 더 많은 IT 전문가가 필요하거든요.
그래서 디지털 활동 영역에서 역량을
늘리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이런 게 제일 큰 고민이에요.
구글 G스위트도 중요하지만,
디지털 공간에서 일어나는 사회 현상에 대응하려면
비약적으로 기술적 역량이 뛰어야 하는데,
그런 부분이 고민이 돼요.


업무도구, 소통 도구와는 또 다른
다양한 기술들이 필요하겠네요



 :
개발자라 하더라도
이런 내용을 다 알 수 없기 때문에
활동가들과 기술자들이 함께 만나서
같이 공부를 쌓아가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빠띠 승구님이 보기에는 어떠신가요?
빠띠는 조금 특이한 게
단체들도 만나겠지만,

일반 시민들도 많이 만나실 것 같아요. 



정승구 :
저는 약간 재미 없는 대답이겠지만.
사회랑 똑같이 움직이는 거 아닐까
그렇게 생각했어요.


그게 무슨 말이죠?



정승구 :
비영리 영역도
시민들의 디지털 활용 평균 점수와
다를 이유가 없지 않나 라고 생각했어요.
비영리 영역의 40~50대 분들은
디지털 도구에 익숙하지 않을 거고,
10~20대는 디지털 공간에 더 익숙하니까
잘 이용하는 게 평균인거고.
이게 과연 특별히 다를까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기업이라고 해도 IT 관련된 기업은 빠르겠죠.
근데 제조업이나 소상공인
이런 곳들은 빠를리가 없잖아요.
일반 사무직 조직들과
비영리 조직들은 비슷할 것 같아요.


첫 번째 좌담회에서 진임님도
비슷한 취지로 이야기 해주셨던 것 같아요.



정승구 :
디지털 기술의 필요성은 공감해요.
시민과 소통하는 일을 한다는 면에서,
디지털 기술이
정보와 사람들을 연결하는 기술이잖아요.
그러니까 비영리단체들의 활동과는
뗄 수 없는 기술이라는 생각은 들어요.


첫 번째 좌담회에서
현실적으로 단체 입장에서는 

활동 내용을 잘 정리해서 전달하는 정도만 해도
잘 하는 것 같다 라는 이야기도 나오긴 했거든요.
그런 의견에 동의를 하시는지요.  



정승구 :
기술을 절반만 쓰는 느낌은 있어요.
예를 들면 (간담회 안내지를 가리키며)
이렇게 종이에만 글자가 있으면 수정할 수 없지만,
글자가 수정 가능한 위키 문서에 있으면
지금도 회의하면서 수정할 수 있잖아요.


그렇죠.



정승구 :
사실은 기술을 통해서 더 소통하고
협업할 수 있는게 있는데.
결과를 잘 정리해서 내보낸다는 것은
소통의 가능성을 일부만 활용한 거죠.
‘이것만 해도 충분하다’는 인식은
조금 아쉽다는 생각은 들어요.
디지털 도구를 더 활용해보면 재밌거든요 ㅎㅎ
더 관여하고 싶은 시민들, 회원들이 늘어나고 있어요.
그런 분들과 더 개방적인 소통과 협력을
해보면 좋겠어요.
협업도구나 업무 시스템을 업그레이드 시키는 것처럼
소통 도구들도 다음 스텝으로 나아가는 건
어떤 모습일까 그런 상상도 필요한 것 같아요.



승구님(사회적협동조합 빠띠)



이현아 :
전국 리더 그룹이 모여서 하는 회의가 있는데,
구글 문서를 도입하니까 장점이
예전에는 회의 자료는 사무국장님한테 가고
사무국장님이 보는 것이었어요.
활동가들까지 공유하는 것은
사무국장님이 공유해줘야 공유되는 상황이었죠.
그런데 구글로 문서 작업을 하니까
모두가 볼 수 있는 문서가 됐어요.
참여라는 게 과정을 볼 수 있는 게 핵심인데,
도구가 바뀌니까 자연스레 바뀌더라구요.


조직 문화를 바꿔야 된다고 말하는 것 보다
기술을 바꿔버리면
자연스럽게 조직 문화가 바뀌는 것 같아요.



이현아 :
작년부터는 총회 자료집도 바꿔서 내보냈는데,
회원님들도 좋아하세요.
PDF 파일은 핸드폰에서 보기도 불편했는데,
구글 스프레드시트를 활용하니까
예결산 자료 같이 많은 숫자들이 들어간
문서도 보기 편하고
올해는 많은 단체들이 노션으로 총회 자료를 만들었던데,
반응들이 좋더라구요.
물론 기술을 잘 써야 되겠지만,
기술을 도입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바뀌는 것들이 많이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노조에서 일하면서는 
디지털 전환이 안 되서 업무하면서 어려운 일들이 있을까요. 



김정우 :
저는 오늘 들으면서
의사결정 단위에서 20~30대가
일정 정도 비율 이상이 되지 않으면
변화를 할 수 있나 라는 생각을 해요.
디지털 도구가 뭔지를 모두가 모르는 상태에서
변화할 수 있을까요?
저는 이렇게 비영리 조직들이
많이 변하고 있는지 몰랐어요.
슬랙, 노션, 잔디 이런 것들은
이야기는 많이 들었는데, 저도 써보진 못했거든요.
들어서 뭔지는 대충 아는 수준인데.
노조에서는 제가 얘기를 하면
뭔지 아는 분들이 없는 상황이거든요.
혹시 한국여성의전화에는
연령대가 높은 활동가들이 많다고 하셨는데,
어떤지 궁금해요.



 :
40~60대 활동가들도 있으신데,
그래도 변화에 적응하려고 하시는 편인 거 같아요.



김정우 :
그러면 무조건 연령 문제는 아니겠네요ㅎㅎ
저는 비영리 조직들이 효율과 성과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거 같아요.
효율을 추구하는 건 자본의 논리이고
성과 안 나면 짜르자는 거 아니냐
그런 분위기가 있고요.
노동 운동을 오래 해온 단체 입장으로 보면
디지털 기술이 발달하면서
구조 조정을 당한다던지, 지점이 폐점되는 일들도 있죠.
그러니까 디지털 기술의 도입은
구조 조정, 산업의 무너짐, 실업의 대량생산,
이런 거라고 생각하다 보니까
보수적으로 보는 게 있는 것 같고...


음...
그런 특수성이 있군요.
효율과 성과에 대한 거부감은
비영리 조직이 공통적으로 있는 거 같아요.



김정우 :
조직 내부적으로는
오히려 너무 민주적으로 하다보니까
속도가 안 나는 것이 있어요.
어떻게 보면 아주 민주적이에요.
회의 단위가 저희는 5개 정도 있어요.
엄청나게 여러 회의 채널이 있는데,
이렇게 하는 이유가 민주적으로 하기 위함인데요
어떤 것도 혼자서는 결정을 못하는 거에요.
다 토론하고 협의하고 과반수 투표를 붙이고.
이게 투쟁을 하거나 사측과 교섭을 할 때는 좋은 건데,
변화를 추구하는 데 있어서는
효율을 추구하려면 회의 단위를 줄여야 하는데
저희는 상무집행회의를 격주로 하는데
거기에 30명이 참석하거든요.
어떻게 보면 민주적인거에요.
거기서는 누구나 발언을 할 수 있으니까.
그렇게 하다보니 속도가 안 나는 것 같아요.


안전한 방식을 채택한 건 아닌지 생각도 드는데,
그 방식이 최선인지 논의해 볼 필요도 있겠네요.



김정우 :
저는 노조같은 경우는
의사결정 단위의 세대교체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편인데,
저희 같은 경우는
선전홍보 담당하는 사람이 저랑 제 또래 한 분이 계시고,
선전홍보국장님이 휴가 들어가면서
본의 아니게 세대교체가 된거죠.
미디어, 디지털 이런 건 임원들이 자세히는 모르니까
‘담당자가 잘 아니까 주도적으로 해줘요’
이렇게 된 상황이라 많이 위임이 되고 있긴 해요.
이런 특수한 경우가 아니면
홍보 업무의 의사결정을 하는 사람들은
몇 십년 전부터 종이 기관지부터 하시던 분들이
의사결정을 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일부 교체가 되면서 조금씩 변화가 되고 있어요.




류강윤 : 

들어보니까
현장에서 일당백으로 고군분투하고 계시다는 게
팍팍 느껴지네요.
시행착오도 많이 겪으셨을 것 같아요.
실패하면서 배우는 것도 아주 많을 것 같은데,
다른 활동가들을 위해
겪었던 시행착오들을 이야기해주실 수 있을까요?



 2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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